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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23회/24회 아 뭐라 해야하지... 반반이네

그라운드스톤 2024. 2. 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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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거란 전쟁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 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시간
토, 일 오후 9:25 (2023-11-11~)
출연
김동준, 최수종, 지승현, 이원종, 김재민, 한재영, 이지훈, 장인섭, 주석태, 류성현, 이철민, 김산호, 주연우, 서재우, 정호빈, 이재구, 곽민석, 이도국, 조상기, 김중돈, 김선빈, 김혁, 김준배, 이상홍, 박정환, 김구택, 조희봉, 김정학, 한승현, 박유승, 이시아, 하승리, 조승연, 김오복, 백성현, 이민영, 공정환, 이풍운, 오재영, 윤복인, 이재용, 강신일
채널
KBS2

23회와 24회에 대한 리뷰를 시작합니다.

일단 23회는 재밌게 보았습니다. 하공진의 고려를 향한 충심과 희생, 소배압과 강감찬의 협상전 모든 장면이 좋았습니다. 물론 김훈, 최질의 무력시위는 옥에 티였지만 말이죠. 오늘 방송된 24회는 즐거움 반, 아쉬움 반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동북면 병마사로 취임하게 된 강감찬의 이야기는 휼륭했습니다. 리더십의 모습, 방패의 문양을 증거로 약탈한 여진족만 타격하는 모습 모두 흠 잡을데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원정의 독백으로 마무리된 듯 했던 궁중암투가 또 재발했습니다. 거기다 옷짓는 방에서 데이트를 하더군요 ㅎㅎㅎㅎ.. 김훈,최질의 난에 대한 서사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위주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드릴 이야기는

1. 쌓아가기 힘들기에 사용되는 작가의 분신들

2. 강감찬을 다루듯이

입니다.

 

1. 쌓아가기 힘들기에 사용되는 작가의 분신들

일단 이 두 인물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기에 앞서서 작가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플롯 중 상당부분 걷어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바로 원화, 원성, 원정이 현종을 두고 펼치는 궁중암투 플롯입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여성인 인물이 등장하는 플롯이 있어야 더 트렌디할 것이다 생각해 넣은 이야기 플롯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그 모양새가 30 년이 다되어가는 여인천하와 비슷한데다가 제가 느끼기로는 그 드라마가 준 재미의 발톱만큼도 흥미가 없습니다.  때문에 이 불필요한 플롯을 걷어내고 거란 내부의 이야기를 더 다루거나 김훈최질의 난을 빠르게 다루는 면이 더 좋았을 것이다 생각합니다.

오늘 <고려거란전쟁>에는 작가의 분신 둘이 나옵니다. 극의 전개를 위해 인물을 부추기기 위한 역할로 말이죠. 바로 박진과 원화왕후입니다.  박진은 이미 몇 번 언급한 대로 작가 그 자체입니다. 호족과의 전쟁, 내부궁궐암투, 김훈최질의 난에 모두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호족과의 전쟁에서는 호족들의 모임을 소개하는 역할이었다면 다른 두 사건들에서는 그 일을 막후에서 조정해 일으키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한편, 두고두고 이야기할까말까 고민하다 놔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원화왕후입니다. 원화는 원정의 옆에서 계속해서 시기질투를 부채질하면서 현종과 김씨부인 사이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네 아침드라마의 악녀들이 하는 역할을 원화가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궁중암투를 포함한 이 플롯을 진행하고 싶기에 원화를 이용합니다. 김훈최질의 난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싶기에 박진을 사용합니다. 저는 이런 전개방식이 과연 극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인물의 주변을 통해 심리의 변화를 일으키고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은 분명 작가의 입장에서는 가장 빠르게 편한 길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전개된다면 이 인물들이 일으키는 사건의 무게감이 달라집니다. 인물의 내부에서 마침내 끓어올라 고뇌 중 결심한 것과 옆에서 부추겨 발생하는 사건은 그 분명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저는 김훈최질의 난에 실존하지도 않은 인물을 이용해야 하는 지도 의문입니다. 

 김훈최질의 난은 기존에 전시과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던 무신들이 벌인 난입니다. 저는 김훈최질의 난의 당위성은 이미 역사가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신보다 문신이 대우받는 문치주의 국가 고려라는 시대적 상황, 전쟁직후 벌어진 탁사정에 대한 사면이라는 배경이 이미 당위성을 주었고 부글부글 끓는 분노를 장연우와 황보유의의 영업전이 기름을 부어 촉발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박진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굳이 당위성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사실 박진뿐만이 아닙니다.오늘 지채문이 보여준 모습은 황제를 겁박한 자들에게 복수하는 충신의 모습보다는 굳이 벌집을 일부러 건들이는 모습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군사반란이 단순한 사건이 아닌만큼 그 당위성을 부여하는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은 이해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이 드라마의 메인 플롯은 "고려거란전쟁"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회차가 부족한데 이 사건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1달 가까이를 소모하니 시청자들은 점점 지쳐가는 것이죠.  

2. 강감찬을 다루듯이

때문에 이런 말씀을 감히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한 인물 한 인물의 서사를 강감찬을 다루듯이 해달라고 말입니다.  아마 이 드라마에서 인물의 성격변화나 성장서사의 퇴보가 나타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일 것 입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강감찬의 성격을 알고 서사를 압니다. 때문에 오늘 자신을 길들이는 중랑장에게 카리스마 있게 대처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것이겠죠. 거란 황제도 만난 인물이 그깟 중랑장의 봉변에 기세가 눌릴리가 있겠냐며 시청자들은 당연히 그 모습을 이해하게 되는 것 입니다.  마찬가지로 그의 어질지만 꼼꼼한 성격을 알기에 병사들의 막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흔한 "원 스타의 잔소리"가 아니라 고려를 향한 충심으로 들리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의 현종은 이런 면에서 완전하게 실패했습니다. 지금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현쪽이라 불렸던 그 시절은 이미 깨우친 지혜, "전쟁중에는 화합해야 한다. "를 까먹고 자기 고집을 밀어붙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강조를 용서하며 부월을 쥐어다 주었음에도 그 사실은 망각한 채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강감찬을 미워했습니다. 유진도, 원정도, 김은부도 그렇습니다. 모두 작가가 전개하려는 서사에 맞게 성격들이 갑작스럽게 변화한 모습입니다. 정확히는 그런 모습을 부각하는 각본이 문제였겠지만 말이죠. 작가도 아마 그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물이 가지고 있는 관점과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후반부가 될수록 사건의 전개에 있어 외부 인물의 개입이 굳이 필요하지 않게 되니 말입니다. 

3. 그 외의 이야기  

거란이 고려를 본격적으로 침범하기 전 이야기가 성우의 해설로 대체 되었습니다. 우리 장태완 사령관 목소리는 반가웠으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건을 전개할 줄 알면서 왜 이제까지 질질 끌어온 것일까? 그 전개의 대상은 왜 개경의 사건이 아니라  흥화진에서 벌어진 거란과 고려의 전투여야 하는가? 뭐 그런 질문들이죠. 물론 답은 명확합니다. 제작비

다음주는 스페셜방송으로 대체되고 그 다음주부터는 방송시간이 10분 앞당겨집니다. 방송시간이 당겨지는 만큼 회차당 시간도 늘어나는 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정말 정신없이 전쟁에만 몰입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벌써 24회니까요.

한편,  반란에 휩싸인 거란의 상황과 최질을 오버랩한 건 상당히 감각적인 연출이었습니다.  박진을 비판하기는 하였으나 박진을 맡은 이재용 분의 연기는 명불허전입니다. 그 연기가 너무 빛나기에 그 역할이 더 아쉽습니다. 더 좋은 역할로 만났다면 좋았을 것을

오늘 제가 하고픈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역사적 사실이나 제 글에 대한 의견은 환영입니다.

한편, 제게 쪽지로 고거전을 욕하는 제가 매국노라 하신 분이 계신데 한 번 더 보내시면 가만히 안놔둡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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