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얘기하는 버킷리스트라는 것 상황을 이유로, 내 모습을 이유로 할 수 없다면서도 언젠가는 내가 이루겠노라는 금송아지 비슷한 것이었을 지 모른다. 근데 살다보니 굳이 상황을 볼 필요도 없고 내 모습은 더더욱 신경쓸 필요가 없더라. 그냥 하고싶은 거 하면서 살다보면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되고 버킷리스트능 진짜가 될테니.…
중고거래로 오래된 카메라를 하나 샀다. 바로 캐논 EOS 500D. 내가 듣기론 단종된 모델이고 때문에 배터리나 부품이 필요해진다면 구하기 어려울 것이니 웬만하면 사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 카메라를 샀고 시험 삼아 찍어보았다.

놀랍게도 사진 크기는 2048X1365다. 요즘 웬만한 스마트폰 사진이 4032X3024 이니 사진 크기면에 있어서는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무겁고 불편하고 심지어는 화질도 그리 좋지 않은 카메라를 구매한 것은 그냥 이 감성이 좋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카메라들과 비교한다면 화질이 떨어지고 무게가 무겁고 배터리도 그리 오래가지 않지만 그럼에도 뭔가 따뜻한 느낌의 색감이 나오는 것이 정말 좋다. 아직 이 카메라를 가지고 많이 놀아보지를 못해서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지만 왜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음에도 따로 카메라를 사려고 하는 지를 알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면 진상이 어떠하든지 따뜻한 색감으로 인화되어 나온다. RAW파일이라면 색 조절을 통해 차갑게도 만들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세상을 마음대로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차가운 현실은 따뜻하게, 못난 현실은 차갑게 바라보는 현실감각이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앞으로 이 카메라를 이용해서 자주 사진을 찍을 계획이다. 틈틈이 시간나는 대로 들고 가서 풍경과 사진을 찍고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할 것이다. 물론 거추장스럽고 무겁고 귀찮은 일이지만 사실 그게 모든 일의 본질이다. 마냥 즐겁고 하고 싶은 일은 존재하지 않으니 발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냥 주저리주저리 의식의 흐름에 따라 몇 자 적어보았다. 나름의 철학과 함께
최근에 내가 좋아하던 것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정작 내가 집중해야하는 본업을 소홀히 했더니 그 벌인 지 감기몸살에 걸려버렸다.
글을 적는 지금도 온 몸이 뜨겁고 이대로 뼛가루가 되어버릴 것처럼 아프지만 글을 적는 것만큼 나를 진정시켜 주는 것도 없어서 몽롱한 약기운을 빌려 글을 적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진들 말고도 찍은 사진들이 몇몇 되는데 생각보다 적나라한 내 방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 같아 한 장만 올리게 된 것이 아쉽다. 조만간 우리 강아지 사진, 교회 건물 사진, 인물 사진도 찍어 올려볼 생각이다. 지금의 좋은 첫 느낌이 그동안에도 계속 유지된다면 어쩌면 더 커져버린다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하나 더 느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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